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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뜨는집소식'에는 해뜨는집의 소소한 일상과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해뜨는집이야기'는 1995년부터 월간 [함께하는 세상]에 연재한 글입니다.
'이야기장터'에서는 해뜨는집과 관련한 자유로운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기사모음'에는 여러 매체를 통해 비춰진 해뜨는집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여행스케치'는 해뜨는집 가족의 여행기록입니다.
선생님!

선생님 앞에서 나이 이야기 하자니 좀 민망스럽지만 이제 마흔 여섯이 되었습니다.
도대체 나이를 먹어도 먹어도 철이 들질 않고
뾰족한 성격이 둥글어지지도 않고
지혜롭게 세상과 타협하며 발맞추지도 못하고
그냥 있는대로 고약스런 성질 다 내보이며 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가끔 나를 쬐끔만 아는 사람들은 내가 천사인줄 착각하기도 합니다.
아마 아이들과 관련된 내 삶 때문에 지례 그렇게 짐작하는 것 같아요.
사실 애들에게는 깜빡 죽어버리는 면도 있지요.
동생들이 저보고 극성 엄마라면서 그럴줄 몰랐다고 하는 걸 보면요.
하지만 돈안드는 부분에 있어서만 그러니 실제로는 극성엄마하곤 거리가 멀답니다.
또 전 우리 애들 어려서부터 자기 일은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키우고 있거든요.
방학때는 지들끼리 밥 다 챙겨먹고 청소하고 설거지까지 다 한답니다.
숙제를 봐주는 일도 없고, 공부하라는 소리도 안하고,
단지 자기가 결정한 일이나 행동에 대해 책임은 확실하게 묻지요.
사실 굉장히 빡빡한 엄마랍니다.

마흔 후반에 갓난쟁이 키우면서 채력이 딸려 절절 매면서 아직도 내 안에 새로운 욕구가 생겨나는 걸 보면 참 기가 막힙니다.
한 10년간 잠잠했었는데...
선생님을 만나고 나서부터 서서히 그것들이 들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딱 한번 가까이서 뵌 선생님 모습.
다정한 웃음으로 잡아주신 손길이 되살아날 때면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막 휘돌아치면서 목구멍이 쏴하니 아파옵니다.
하지만 이건 저만 그런게 아니겠지요.

존재 자체만으로 힘이 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참 운이 좋아 그런 분을 몇분 만났습니다.
가장 최근에 만난 분이 선생님이시죠.
그냥 선생님을 떠올리기만 해도 행복하고 내가 조금 특별해진 느낌.
커다란 거울을 들고 나를 비춰주시는 분.
아무런 말씀을 하시지 않아도 그렇게 커다란 거울을 들고 나를 되돌아보게 해주시는 분.

지난번 선생님 만나고 와서 가슴앓이 좀 심하게 했답니다.
내 안의 어떤 소리가 자꾸만 나를 흔들어대서 말입니다.
이제 그건 다 죽어버렸구나 했었는데 아니었지요.
겁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선생님이 계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너무 행복합니다.
 
2006. 3. 30

이    름 :돌깡패
날    짜 :2006-05-03(15:07)
방    문 :62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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