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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뜨는집이야기'는 1995년부터 월간 [함께하는 세상]에 연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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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는 해뜨는집 가족의 여행기록입니다.
유현이 인생의 첫번째 선택

 지난 9월 30일 유현이가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고등학교의 학교설명회에 참석했다.

팔공산 자락에 자리잡은 특성화고교인데, 3년간 기숙생활을 해야 하는 대안학교이다.

팔공산으로 나들이 간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여섯 식구가 총 출동을 했는데, 혜성이 때문에 남편과 다른 아이들은 아예 밖에서 놀고, 유현이와 나만 설명회에 참석을 했다.

 

설명회는 학생회장의 인사로 시작이 되었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는 메시지일 것이다.

이어 상영된 동영상은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듯 세련되기 보다는 거칠게 처리된 부분이 많았지만, 화면속의 학생들은 정말 자유로워 보였다.

학교 내에서 자유롭게 운영되고 있는 10여개의 '작은학교'에서는 밴드도 연주하고, 공예품도 만들고, 농사도 짓고,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벼라 별 활동을 다 하고 있었다.

특성화고교일 뿐만 아니라 자율학교로도 인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런 모든 과목들도 학점으로 인정이 된단다.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선택해서 할 수 있고, 즐겁게 하면서 학점을 딸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가.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유현이 본인의 의사이므로 오래전부터 스스로 자료를 찾아보도록 하고, 가고 싶은 학교가 있으면 이야기하라고 했었다.

그러다 올해 들어서는 가까이에 있는 대안학교를 좀 더 유심히 보도록 권유했고, 학교 홈페이지에 궁금한 점에 대해 글을 올리기도 하는 등 유현이도 좀 더 구체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학교설명회에 참석하게 된 것이다.

설명회를 다녀와서 유현이는 대안학교에 가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6쪽이나 되는 자기소개서와 필요한 서류들을 스스로 준비해나갔다.

 

그런데 담임선생님의 추천서를 받으러 갔다가 선생님들로부터 집중적으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것이다. "대안학교는 학교부적응아들이 가는 학교인데, 내신 9% 상위등급에 속하는 네가 왜 그런 학교를 가려고 하느냐?" 면서 빨리 자립해야 하는 만큼 실업계고교를 가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온 것이다.

뭔가 오해가 있겠지 싶어서 다음날 학교에 간 우리 부부는 정말 답답한 심정으로 학교를 나서야 했다.

대안학교에 대한 선생님들의 부정적인 시각은 대화로 풀어질 오해의 수준이 아니었다.

자유롭고 행복한 학교생활,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가장 자연스러운 자기 자신을 만나고, 진정 자신이 원하는 삶을 추구하고, 그 모든 것들을 위해 아이들이 시행착오를 거치는 것을 낭비로 여기지 않고 기다려주는 학교. 대안학교란 바로 그런 학교가 아닌가 말이다.

 

우리는 유현이에게 우리 부부나 학교 선생님 외에 다른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면서 스스로 결정하도록 다시 기회를 주기로 했다.

아래위층 사무실의 상근자들이 유현이를 위해 시간을 내어 대화를 나누었고, 유현이가 가고자 하는 대안학교의 학부형 한 분도 유현이를 만나주셨다.

 

월요일 아침, 학교에 가는 유현이에게 선택은 자신이 하는 거며 그에 대한 책임도 자신이 져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이야기했다.

지난 일주일이 유현이에겐 꽤 힘든 시간이었던 듯하다.

자리에 누우면 5분도 안되어서 잠이 들던 아이가 30분이 넘도록 잠 못 들고 뒤척이는 걸 보니 말이다.

아마 이번 선택은 유현이가 스스로 결정하는 인생의 첫 번째 중요한 선택이 될 것이다.

이    름 :돌깡패
날    짜 :2006-10-16(11:29)
방    문 :62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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