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mail

해뜨는집소식
해뜨는집이야기
이야기장터
기사모음
여행스케치
> 해뜨는집이야기 > 해뜨는집이야기
'해뜨는집소식'에는 해뜨는집의 소소한 일상과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해뜨는집이야기'는 1995년부터 월간 [함께하는 세상]에 연재한 글입니다.
'이야기장터'에서는 해뜨는집과 관련한 자유로운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기사모음'에는 여러 매체를 통해 비춰진 해뜨는집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여행스케치'는 해뜨는집 가족의 여행기록입니다.
부쩍 커버린 아이들

유현이가 고등학생이 되었다.
키는 이미 나보다 더 커버렸고(하긴 155Cm인 나보다 적어서야...) 티셔츠는 같이 입어도 될 정도로 체구도 많이 컸다.
지난 2월 26일 기숙사에 들어가면서 새로 장만한 이부자리와 짐들을 챙기는데, 트렁크와 뒷자석이 꽉 찰 정도로 한 살림이다.
유현이가 다니는 달구벌고등학교는 인문계 특성화고교이며 자율학교라 교과목이나 수업방식이 매우 자유롭게 구성되어 있다.
아예 교과서가 없는 과목도 있고, 대부분 토론과 조별활동을 중심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주말이면 집으로 오는데, 오가는 차편이 마땅찮아 몇 번은 데려다주다가 스스로 해결하게 했더니 저도 힘든지 2주마다 집에 오겠다고 한다.
빨래도 스스로 해결하고, 나중을 대비해서 요리과목도 수강하고,  영어공부 제대로 안한걸 후회하기도 했는데, 말투며 태도에서 자신감이 보인다.
재미있는건 학교생활 1주일만에 유현이 억양에 변화가 온 것이다.
대구사투리에 서울억양이 믹싱된 좀 민망한 말투였다.
제 말로는 전국에서 모인 학생들이랑 섞여있다보니 그렇게 됐다는데...
어쨌든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기분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설레임과 기대로 잔뜩 고조된 모습이라 보기 좋다.

혜진이는 5학년이 되면서 회장이 되었다.
그 소식에 놀라고 당황한 우리 부부.
워낙 조용하고 차분한 성향이라 당췌 앞에 나서는걸 싫어하는 아이였는데 우째 이런 일이...
아이가 회장된 게 문제가 아니라, 회장 엄마된 게 기가 막혀 전전긍긍하는 나를 보고 사무실 식구들은 "전교 회장도 아니고 겨우 학급 회장인데 뭐 그리 걱정이냐"고 더 기막혀 한다.
그냥 지켜보고만 있는데 마음은 그리 자유롭지가 못하다.
그러나 혜진이 스스로 잘 알아서 할 것이라는 근본적인 믿음이 있기에 맡겨두기로 했다.
사실 혜진이는 워낙 입 댈 일이 없을 정도로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유현이가 출가(?)한 뒤로는 혜진이가 설거지를 도맡아하는데, 한번도 미루는 일이 없다.
집도 유현이가 있을때보다 훨씬 깨끗해져서 유현이를 놀려먹기도 했다.
혜성이를 향한 마음도 더 할 수 없을 정도로 너그럽고 절절하다.
저녁에 혜성이가 빌라 건물에 들어서면 어느새 계단을 달려내려야 안고 올라간다.
혜성이가 어떤 짓을 해도 무조건 용서가 되는 너그럽고 착한 누나이다.
그런데 그런 혜진이가 혜윤이에게는 녹녹찮게 대하니 참...
애들간의 관계에도 나름대로 지속되어온 맥락과 인과관계가 있을 것이지만, 아무래도 일방적으로 혜진이에게 너그러움을 요구할 때가 많다.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관계가 될 때까지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하리라. 지금의 유현이처럼...

이    름 :돌깡패
날    짜 :2007-03-14(16:50)
방    문 :69627
이 메 일 :
홈페이지 :
첨부파일 :

이름 : 비밀번호 : 이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