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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뜨는집소식'에는 해뜨는집의 소소한 일상과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해뜨는집이야기'는 1995년부터 월간 [함께하는 세상]에 연재한 글입니다.
'이야기장터'에서는 해뜨는집과 관련한 자유로운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기사모음'에는 여러 매체를 통해 비춰진 해뜨는집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여행스케치'는 해뜨는집 가족의 여행기록입니다.
가족의 재구성

우째 제목이 어디서 많이 듣던 구절 같다.
요즘 우리 가족은 말 그대로 재구성중이다.
유현이가 이모네집으로 옮긴지 한 달이 지났다.
무슨 일이든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이 힘들고 혼란스럽지, 막상 결론이 나거나 닥치면 오히려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유현이가 이모집으로 옮기는 걸로 최종결론이 나기까지 혼란스러운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 허우적대긴 했다.
하지만 유현이가 이사를 가는 날은 생각만치 복잡한 감정이 일지 않았다.
'이제 정말 가는구나!' 싶었고, 한편으론 홀가분함도 없지 않았으니...
1톤 트럭 한대 분량의 짐을 덜어낸 우리집 실내가 좀 널찍하니 훤해진 느낌도 들고, 천정에 닿도록 쌓아올려진 박스들이 다 사라져버려 시야가 시원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가족의 한 사람이 빠져나가는 일이 어찌 속시원하기만 할까.
유현이가 이사간 다음날 혜윤이까지 친부와 하루를 보내도록 하고서는 그야말로 법적인 우리 가족들만 오롯이 남아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 난감했으니 말이다. 
한 달이 지나면서 혜성이도 더이상 "큰누나 언제 와?" 하는 대신 "큰누나 이모집에 갔지?" 하고 되물을 정도로 이젠 다들 적응이 되어가고 있다.

혜성이가 드디어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다.
어린이집에 간 첫 날 혜성이는 엄마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울어댔다.
덕분에 두어 시간을 어린이집에 잡혀있어야 했고, 혜진이랑 교대를 하고서는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일주일은 거의 매일 안떨어지려고 발악을 하는 혜성이를 강제로 떼놓다시피하고 돌아서야 했는데, 3주째 접어들면서 겨우 바이바이 손을 흔들며 헤어지게 되었다.
어린이집 분위기가 혜성이가 있던 영아원이랑 비슷해서 혹 그게 혜성이를 더 힘들게 하지는 않았나 싶기도 하지만, 혜성이가 원체 예민한 아이라서 그런 듯 하다.
"나는 마음이 안좋아. 어린이집 안가고 집에 있고 싶어. 속이 안좋아..."
어린이집 가는게 힘든지 혜성이가 아침마다 반복하는 말인데, 요즘은 조금 바뀌어서
"나는 엄마 아빠랑 같이 어린이집 갈거야. 쪼끔 더 또 쪼끔 더 있다가 어린이집 갈거야." 로 대체됐다.
어린이집 현관에서 혜성이와 엄마 아빠의 이별식은 정말 진풍경이다.
"엄마 꼭 안아주세요. 딱 한 번만 업어주세요. 일어서서 안고 뽀뽀해주세요. 엄마 빨리 일하고 오세요."
그리고 아빠랑 또 한 번 이렇게 반복을 한 후에야 선생님 품에 안겨 들어간다.
근데 요놈이 말을 너무 잘 해서 선생님들을 깜짝 놀라게 한 모양이다.
첫날 오후 다른 아이들이 집에 가는데도 엄마가 데리러 가지 않자 원장선생님께 가서는 주머니 속에 있던 엄마 명함을 꺼내 주면서 엄마에게 전화해달라고 하더란다.
"엄마 보고 싶으면 명함 보고 전화하라고 했어요. 엄마한테 전화해 주세요."
원장선생님이 전화를 해주셔서 혜성이랑 통화를 하는데 엄마 목소리를 들은 혜성이가 설움이 복받치는지 대성통곡을 했다.
"엄마! 보고 싶어요. 일 빨리하고 오세요."
울먹이면서도 제 할 말은 다 한다.
혜성이 언제쯤이면 즐겁게 어린이집에 갈지...

이    름 :돌깡패
날    짜 :2007-09-17(16:58)
방    문 :7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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