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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뜨는집소식'에는 해뜨는집의 소소한 일상과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해뜨는집이야기'는 1995년부터 월간 [함께하는 세상]에 연재한 글입니다.
'이야기장터'에서는 해뜨는집과 관련한 자유로운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기사모음'에는 여러 매체를 통해 비춰진 해뜨는집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여행스케치'는 해뜨는집 가족의 여행기록입니다.
기본증명서에 '기아발견'이 왠 말인가[한국여성의전화연합]

2008년 3월 25일, 대안가정운동본부 김명희 사무국장이
[가족관계등록법 권리침해 실태발표 및 대안모색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발표한 사례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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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올해부터 호주제가 폐지되고 호적 대신 가족관계등록부로 대체되면서 목적별 증명서가 발부된다기에 두 아이의 목적별 증명서를 발부받아보았다.
목적에 따라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입양증명서, 친양자입양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등 5가지로 구분되어 있는데 두 아이 모두 혼인관계증명서를 제외한 4가지를 발부받았다.
그런데 정말 너무 황당하고 기가 막혀서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아들의 기본증명서에는 큼지막하게 '기아발견'이란 항목이 있었고, 성및본창설허가일, 허가법원, 허가내용, 기아발견조서제출일, 기아발견조서작성자에 대한 내용이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었다.
또 가족관계증명서에는 부, 모, 양부, 양모로 구분되어 성명과 주민등록번호까지 상세히 기재되어 있었다.
법적으로 친권자인 우리 부부는 아이들의 가족관계증명서에 양부와 양모로 기재되었고, 딸은 부, 모란에 생부모에 대한 기록이 있는 반면 아들은 아예 부, 모란이 공란으로 비어 있어 부모 없이 하늘에서 떨어진 아이처럼 보였다.
현재의 가족관계등록부는 목적별 증명서라는 근본 취지가 무색하게도 기본증명서의 '기아발견'이나 가족관계증명서의 '양부, 양모' 기록을 친절하게 기재하여 입양증명서가 따로 필요 없는 상황이었다.


법과 원칙을 지친 결과 당하는 불이익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가족관계등록부에서 이렇게 불리한 기록을 가지게 된 이유는 부모인 우리가 법과 원칙을 지켰기 때문이었다.
두 아이를 입양특례법에 따라 입양하면서 우리 부부는 허위 출생신고 대신 양자입양 절차를 거쳐 호적에 올렸다.
딸아이는 이미 호적이 생성되어 있었기에 양자입양절차를 따를 수밖에 없었고, 아들은 출생신고가 안 되어 존재 자체가 부정된 채 입양되기를 기다리는 상태였다.
아들을 입양하면서 허위출생신고를 했다면 아들의 기본증명서에는 '기아발견'이라는 항목이 아예 없었을 것이고, 가족관계증명서에도 우리 부부가 부와 모로 기록되었을 것이다.
또한 법적으로는 입양이 아니므로 입양증명서에도 입양기록이 나오지 않게 된다.
그야말로 완벽하게 내가 낳은 아이로 둔갑할 수 있는 것이다.
왜 대부분의 입양부모들이 아이를 입양하면서 합법적 절차인 양자입양절차 대신 허위출생신고를 할 수 밖에 없는지, 또 왜 많은 아이들이 출생신고도 되지 않은 채 존재 자체가 부정되면서 입양되기를 기다려야 하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


친양자입양 청구재판을 준비하며...

아이들이 커가면서 기본증명서나 가족관계증명서를 내야 하는 상황이 많이 생길 것이다.
우리 아들의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를 보는 이들은 우리 아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아무런 편견 없이 기록으로만 볼 뿐 어떠한 불이익도 주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우리 부부는 우선 가족관계증명서의 기록부터 바로잡기로 했다.
아이들의 가족관계증명서에 우리가 부모로 기재되기 위해서는 '친양자입양' 재판을 청구해야 한다.
그러려면 생부모로부터 친양자입양동의서와 친양자입양승낙서 및 인감증명서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그들을 찾아낼 것인가.
우리는 이 부분을 딸의 입양절차를 진행한 입양기관에 도움을 요청했고, 입양기관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어 생부모 양쪽으로부터 필요한 서류를 받았다.
아들의 경우는 생부모를 알 수 없기에 당시 법정대리인이었던 입양기관의 장이 필요한 서류를 보내주기로 한 상태다.


철저하게 혈연관계에 근거한 가족관계등록부

가족관계등록법의 시행으로 발생한 우리 가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자료들을 살펴보게 되었다.
우선 가족관계등록법 자체에 많은 문제가 보인다.
가족의 규정함에 있어 철저하게 혈연관계에 입각한다는 점이다.
입양특례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입양하여 양부의 성과 본을 따르고, 친권이 양부모에게 있는 아이의 가족관계증명서에서 부와 모는 친권을 포기한 생부모로 기재되고, 재혼한 가정의 아이의 가족관계증명서에 함께 살고 있는 새엄마나 새아빠가 가족으로 등재되지 않고 있다.
또 아이를 낳아 호적에 올렸다가 친권을 포기하고 입양을 보낸 미혼모의 가족관계증명서에는 입양 보낸 아이가 자녀로 기재되어 있다.
친양자입양과 관련한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입양을 일반입양과 친양자입양으로만 구분하였는데 '성과 본'의 문제에 있어 친생부와 양부 중 누구의 것을 따르느냐에 따라 일반입양과 친양자입양으로 구분했다.
입양특례법에 따른 입양사례는 아예 무시해버린 것이다.
현재의 입양은 거의 대부분 입양특례법에 의한 사례로 입양 시 아이의 성과 본을 양부의 성과 본을 따라 변경하고, 친권이 입양부모에게로 귀속되게 되어 있다.
성과 본의 문제나 친권의 문제를 놓고 본다면 기존에 입양특례법에 따라 입양된 사례는 현행 친양자입양으로 자동전환 되거나 간단한 절차를 통해 전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마땅하다.
친양자입양으로 인한 효과 즉, '양부의 성과 본을 따르는 것'과 '친권이 양부모에게 있는 것' 이 두 가지가 이미 성사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는 문제가 발생한 모든 가정에서 친양자입양재판을 청구해서 가정법원의 판결을 받아야만 된단다.


‘기아발견’ 기록은 누구를 위한 기록인가?

우리 가정은 가정법원의 친양자입양 판결을 받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서류를 준비하고 있다.
두 아이의 사례가 다르므로 각각 따로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친양자입양’ 판결을 받는다 하더라도 아들의 기본증명서에 기재된 '기아발견' 기록은 별도의 문제로 그대로 남는다.
고지식하게 법과 원칙을 지킨 부모로 인해 갖게 된 '기아발견' 기록의 내용이 사실은 1년이나 후에 만들어진 엉터리 기록이라 생부모가 아이를 찾을 수 있는 단서도 되지 못하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이런 기록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우리 딸과 아들의 가족관계등록부를 바로잡기 위해 우리는 무엇이든 할 것이다.
재판이든,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이든, 헌법소원이든...


입양특례법 제14조(가족관계등록창설)의 딜레마

입양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14조(가족관계등록창설)에는 "입양기관의 장은 입양될 아동을 가족관계등록이 되어있지 아니한 상태에서 인수한 때에는 그 아동에 대한 가족관계등록절차를 거친다." 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 조항이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강제사항인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선택사항인지가 몹시 궁금하다.
왜냐하면 어느 쪽이든 심각한 문제가 따르기 때문이다.
만약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강제사항이라면 기아발견으로 인해 입양되는 모든 아동의 기본증명서에 '기아발견' 기록이 남을 것이고, 굳이 가족관계등록창설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면 허위 출생신고를 인정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법은 사회적 약속이며, 반드시 이행되어져야 하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이다.
법을 지키는 것이 너무 어렵고, 법절차를 이행하는 정부행정기관에서조차 어찌해야 할 지 몰라 헤맬 정도라면 큰 문제가 아닌가.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인 법이라면 이미 사장된 법으로, 다시 손질을 해서 현실화해야 할 것이다.

 

 

이    름 :돌깡패
날    짜 :2008-03-25(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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