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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뜨는집소식'에는 해뜨는집의 소소한 일상과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해뜨는집이야기'는 1995년부터 월간 [함께하는 세상]에 연재한 글입니다.
'이야기장터'에서는 해뜨는집과 관련한 자유로운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기사모음'에는 여러 매체를 통해 비춰진 해뜨는집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여행스케치'는 해뜨는집 가족의 여행기록입니다.
지금 그 자리에서 - 연재를 마치며

'해뜨는집 이야기' 연재를 마치면서 그동안 해뜨는집에 애정과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지금에서야 말이지만 1995년 9월 대현동에 방 두 칸짜리 허름한 독채를 사글세로 얻어 해뜨는집을 시작할 당시를 생각하면 참 아찔합니다.
그런데도 그때 당시는 주변의 염려와 우려들이 모두 기우로만 여겨졌고, 그냥 자신이 있었지요.
단 하나 걱정되었던 것은 나 자신이 이 일을 너무나 선망한다는 사실이었지요.
나의 욕구가 너무 강했기에 이 일의 근본취지를 벗어나 내 위주로 진행하게 될 소지가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세월이 지나니 기우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일에는 저 나름대로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있고, 저 역시 그 흐름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결혼도 하지 않은 처녀가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 살다가 뒤늦게 뜻 맞는 남편을 얻었고 또 입양으로 자식까지 얻었으니 이 일을 통해 그 누구보다 많은 축복을 받은 사람은 바로 저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살면서 참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말이 "대단하다. 나는 그렇게 살지 못할 것 같다."였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미안해하기도 하셨지요.

이제 제가 그분들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저는 물론 저처럼 살아가는 분들에게 미안해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역할이 있습니다.
주어진 달란트 또한 다 다르지요.
모든 사람이 입양을 하거나 위탁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를 특별히 좋아하시고 여러 가지 여건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시면 되겠지만,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동참할 수가 있으니까요.
또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마음을 함께 나누는 것이야말로 이 일을 확산시키는데 큰 기여를 하는 것이니까요.
지금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시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있습니다.

우리집은 정리가 안 된 채 늘 어지럽습니다.
핑계는 개구쟁이 아들놈 때문이라고 하지만, 진짜 이유는 엄마가 청소에 게으르기 때문이지요.
오죽하면 딸아이가 "나는 나중에 깨끗하게 잘 정리해놓고 살고 싶어!" 했을까요.

최근 들어 우리집은 아침을 아이들끼리 챙겨먹기도 합니다.
엄마가 늦잠을 자기 때문이지요.
핑계는 엄마가 체력이 고갈이 나서 그렇다지만, 사실은 엄마가 자기관리를 제대로 못해서이지요.

우리집은 엄마가 아이들 공부를 봐주지 않습니다.
핑계는 엄마가 학습지도를 하다보면 자녀와의 사이가 나빠지기 쉽다는 거지만, 이 역시 엄마가 게을러서겠지요.

제대로 챙겨주지 않는 엄마로 인해 딸아이는 커가면서 독립적이고 자발적인 아이로 성장했습니다.
엄마를 믿고 있다가는 아무것도 안되니까 자기관리를 스스로 하게 된 거지요.
이렇게 모든 면에서 부실한 부모이지만 아이들은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습니다.
'해뜨는집 이야기'를 마치면서 이렇듯 부끄러운 고백을 하는 이유는 저 역시 잘 하고 있지 못하지만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마음의 부채는 던져버리고, 지금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시면 좋겠습니다.

비록 '해뜨는 이야기' 연재는 마치지만 '해뜨는집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아마 당신의 가정과 별반 다를 바 없겠지요.
고맙습니다.

이    름 :돌깡패
날    짜 :2008-01-18(16:44)
방    문 :189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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