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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뜨는집 엄마의 기록노트 입니다.
글쓰기에 대한 열망을 아직도 접지 못한 엄마의 수줍은 흔적들입니다.
시민운동을 직업으로 살아가는 맞벌이 부부의 이야기, 어설픈 습작의 흔적,
스무살 언저리에 쓴 몇편의 시, 1년간 장애인복지신문에 연재한 보육사일기까지...
절망 속에 드리는 기도

주님!
당신께서 제게 맡겨주신 귀한 영혼들
이들을 올바로 인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겸손한 섬김의 자세와 부드러운 눈길을 허락하시어
말이나 행동으로
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없도록
순간 순간 나를 제어하소서.
왜 이러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고
수긍할 수 없는 어린생명들을 보호하시어
당신의 선한 뜻을 깨닫는 지혜의 영을 주시고
불평 불만에 젖은 삶을 치유시키시어
감사와 기쁨이 넘치게 하소서.
주여!
참으로 저의 연약함을 도우시어
당신의 마음을 주시고
당신이 사랑하신 것처럼
이들을 사랑하게 하소서.
내 삶의 모습으로 가르치게 하소서.
아멘.

하나님!
내게 힘을 주세요.
새 마음을 주세요.
내게 맡겨주신 이 아이들, 영혼들.
이제 감당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힘들다.
힘들다.
힘들다.
그러나 나는 아무것도 포기할 수 없다.
선우는 삼일째 외박이다.
민철이는 이제 공공연하게 학원에 가지 않는다.
진우는 아직도 나와 말을 하지 않는다.
난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내가 이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사람인가?
뭘 할 수 있나?
나는 여기서 누구인가?
가슴으로 치밀어 오르는 이 절망감.
아무것도 할 수 없음.
외로움.
마음의 지옥.
선우 찾아 세차장 가서 맹기를 만났다.
저녁에 들어오면 보내주겠다고 했다.
용남이 저녁 늦게 지하실에서 자다가 발견되었다.
채간호사 방에 재웠다.
미카엘을 피해서 지하실 구석에 숨어 잠을 자는 아이를 제 방으로 돌려 보낼 수가 없었다.
미카엘에게 잡혀있는 다른 아이를 빼앗느라 그와 몸싸움을 해야 했다.
내 방으로 아이를 데려와서 앉혀놓고 문을 잠그자 미카엘이 난폭하게 방문을 두드리며 욕을 해댔다.
갑자기 울음이 걷잡을 수 없이 터져나왔다.
그가 무서워서가 아니다.
이게 우리의 일상이라는게 말할 수 없이 절망스러웠다.

은경, 소식 늦었지.
난 요즘 3인분이야.
2층에 보육사 둘이 다 집에 갔거든.
한명은 며칠 후면 오는데 또 다른 한명은 요양차 갔기 때문에 오래 걸려.
TO가 셋 있는데 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은 없고 남은 사람들이 죽을 지경이다.
이 통에 피해보는 건 역시 아이들이고 말야.
사춘기 아이 하나는 죽고 싶다고 난리고, 가출에 외박에 학교 가기 싫다는 애까지 감당이 불감당이다.
나 자신을 지들에게 내주는 수밖에 없는데 몸이 다섯은 되어야 할 것 같애.
힘들다고, 못해먹겠다고, 살려달라고 하나님께 생떼를 쓰고나면 뭔가 하나씩 풀리는게 신통한거 있지.
그렇게 살아.
안녕!

'가슴아픔'은 이제 싫다.
왜 작은 일에 이토록 가슴이 아프고 나는 대책없이 고통스러워해야 하나.
하나님!
이제 가슴아픔은 피하게 해주세요.
나를 차라리 무디게, 둔하게 하시든지...
정말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저는 비겁한 생각을 합니다.
모든 따스한 인간관계를 단절하고 싶다는...
관계를 성숙시키고 지속해나가기에 나는 너무 지쳐있고 상처투성이입니다.
하나님!
"사랑하라!" 하셨죠.
제가 이제 어떻게요.
사랑은 아픔과 안타까움만을 주지요.
기대 없이 줄 수만 있다면...
난 아직 그게 잘 안되요. 아이들이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원해요.
난 위로가 필요해요.
단절감이 견딜수 없어요.
두렵습니다.
아이를 도와주세요.
당신이 하세요.
전 지쳤습니다.

 
(장애인복지신문 연재일 : 1997년 7월 25일/제400호)

이    름 :돌깡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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